거캠의 24년 1학기 대주제는 ‘정치와 선거’였습니다. 그리고 도령은 대주제와 가장 밀접한 사회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이에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다가 교육 분야에 뛰어들게 된 독특한 배경도 가지고 있답니다. 😄 청소년들에게 정치를 가르치는 것이 여전히 민감한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도령은 어떤 방식으로 거캐머들의 성장을 도왔을까요?
안녕하세요, 도령.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거캠에서 사회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도령입니다. 거캠에 오기 전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데이터 분석 업무를 주로 수행했어요.
데이터 분석가와 거꾸로캠퍼스는 잘 연관되지 않는데 어떤 이유로 하시던 일을 그만두고 거캠에 오게 됐나요?
제가 거캠을 알게 된 건 2019년이었어요. 당시 제가 다니던 회사를 통해서 거캠의 수업모델 중 하나인 알파랩(거캠은 혜화랩과 알파랩이라는 수업 과정으로 나뉘어져 있고, 알파랩은 실제 사회에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전문 교육을 진행합니다)과 관련한 협업이 이루어졌어요. 마침 거캠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느꼈고, 데이터 사이언스 랩이라는 알파랩이 개설됐거든요. 저는 회사에서 거캠으로 파견된 알파랩 강사였던 거죠.
그럼 알파랩 강사를 하면서 거캠의 매력에 빠졌고, 퇴사까지 결심한 다음 이곳으로 오게 된 거네요?
맞아요.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면서,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원래 제가 가진 능력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에 몰입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제가 학생들과 함께하는 일을 즐거워한다는 것을 처음 인지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도 더 깊어졌어요. 데이터 분석가에 대한 향후 전망이 나쁘지 않았지만, 평생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일반 회사는 이윤 추구가 최대 목적이잖아요. 반면 학생과의 만남은 일을 하면서도 이윤 추구가 아닌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어요. 학생들이 성장하는 과정 자체가 보람이었거든요. 그런 순간을 경험하면서 회사를 그만둬야겠다고 결정했고, 교육대학원으로 진학했죠. 마침 거캠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까지 닿아서 지금까지 거캐머와 함께하고 있답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환경에 대한 공감대가 도령을 거캠으로 이끌었군요. 도령은 거캠에서 어떤 교육 철학과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나요?
저는 ‘넘어져도 괜찮아’와 ‘이유를 찾게 하기’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가르치려고 노력했어요. 학창 시절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그러다 보니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봤죠. 그래서 학생들에게 응원해줄 수 있는 선생님, 그리고 넘어져도 괜찮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거캠은 넘어져 보기에 너무 좋은 곳이에요. 이곳에서는 넘어지는 것을 실패라고 규정짓지 않습니다. 그리고 넘어진 경험을 통해서 본인에게 훨씬 더 큰 역량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려줘요. 그리고 항상 Why(왜?)를 강조해요. 일방적으로 수업 내용을 주입시키기보다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거에요.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깨닫길 바라거든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정치와 선거라는 주제가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청소년들에게 정치를 가르치는 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잖아요.
이번 대주제 선정에 있어서 제가 가장 강하게 ’정치와 선거’로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사회의 가장 중요한 영역인 정치를 첨예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방관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물론 두렵긴 했어요. 정치라는 영역은 사소한 말 한마디, 잘못된 자료 하나 때문에 문제가 커질 수 있는 영역이잖아요. 저로 인해서 거캠과 거캐머들에게 안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우선 이 수업을 시작할 때 학생들과 공통의 약속을 만들었어요.
정치에 대해서 양쪽의 의견을 항상 들어봤으면 좋겠고, 제 수업방식도 편향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정치라는 것을 이번 학기 수업에서는 웃음거리로 소비하지 말자는 약속을 했어요. 정치가 매우 민감한 주제이지만, 거캠에서는 서로가 정치적 주제를 얘기하는 것에 있어서 안전한 공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실제 수업에서도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게끔 커리큘럼을 기획했어요. 예를 들면 현 정권에 대해서도 긍정, 부정 입장을 묻는 동시에 야권에 대해서도 똑같이 양쪽 입장에 관해 판단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죠. 언론사도 마찬가지에요. 똑같은 내용을 상반되게 평가한 신문 기사를 보여주면서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