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정치와 선거’ 과목을 진행했던 도령과 인터뷰를 통해서 청소년 정치 교육의 중요성을 들었습니다. 그럼 수업을 들었던 거캐머들은 ‘정치와 선거’에 대해 어떻게 느꼈을까요? 도령의 수업에 참여한 류션과 보나는 정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진보와 보수를 새롭게 이해했다고 해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시각도 확장하게 됐다고 합니다. 또, 알고리즘이 어떻게 우리를 편향되게 만드는지도 알게 됐죠. 거꾸로캠퍼스에서 배운 정치에 대해서 류션과 보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해리(이하 생략): 류션, 보나 방학 동안 잘 지냈나요? 2024년 1학기 대주제 ‘정치와 선거’ 사회 과목을 가장 잘 이해한 두 분과 대화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방학중에 류션과 보나를 불렀어요. 혹시 이 수업을 하기 전에 정치나 선거에 관심 있게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류션: 저는 부모님이 정치에 관심이 많으셔서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정치적 성향에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하지만 제가 직접 정치에 관해서 찾아보거나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정치판이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정도만 보고, 직접 찾아보지는 않았어요.
보나: 저뿐만 아니라 부모님께서도 정치에 크게 관심 없으셨어요. 평소에 뉴스를 찾아 보는 것도 아니었고, 부모님과 정치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누가 있는지, 혹은 대통령만 알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 정치와 선거라는 주제가 굉장히 어색하고 어렵게 다가왔겠네요? 두분은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고, 막연했었는데 이런 수업을 하게 됐잖아요. 게다가 정치라는 게 우리나라 사회에서 아직 학생들에게 가르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도 있고요. 처음 이 수업을 접하면서 느꼈던 인상 깊은 순간이나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류션: 해리가 얘기하신 것처럼 정치가 학생들한테 접하기 어렵고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도령 수업 시간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을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보수는 무엇이고 진보는 무엇을 지향하는지, 그리고 이념에 따라서 지금 엄청 싸운다는 문제를 현실적으로 와닿게 해줬어요. 학생들과 함께 진보와 보수에 대해 폭넓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정말 기억에 남았어요.
보나: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 배우는 용어,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 차이에 대한 모든 것들이 신기했던 것 같아요. 이 수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정치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과정을 알려준다는 점이었어요. 저는 정치에 대해 항상 결과만 봤었어요. 대통령 누가 뽑혔다, 국회의원 누가 뽑혔다. 그런데 여기서는 과정을 하나씩 찾아가는 거예요. 왜 뽑혔을까? 우리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의 과정과 함께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수업 진행방식이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원래는 정치에 대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에만 집중했는데 이 수업을 통해 과정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됐다는 거죠? 지난 인터뷰를 통해서 도령의 교육철학이 "넘어져도 괜찮아" 혹은 "왜 그렇게 생각해?" 이런 질문들을 던지는 것이라고 밝혔어요. 그리고 수업에서도 방금 얘기한 2가지를 접목시켰다고 했고요. 저는 정치라는 것을 배울 때, 그 두 가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왜 그렇게 생각해?"라고 다시 질문하게 해주는 것. 아니면 "네가 다른 생각을 밝혀도 괜찮아" 혹은 "실수할 수도 있지" 이렇게 상대의 이견을 존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도령은 그 점을 가장 강조했어요. 류션과 보나는 도령의 교육 철학을 잘 느낄 수 있었나요?
류션: 저는 도령의 인터뷰(지난주 코레터를 보지 못한 분은 여기를 클릭해주시면 됩니다!)를 보고 정말 깨달은 게 많았어요. 어떻게 보면 진보나 보수라는 개념은 정답이 있는게 아니잖아요. 인간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결과물이 진보와 보수인 것뿐이잖아요. 만약 내가 진보를 지지한다고 했는데 정치 성향 테스트를 했을 때 보수가 나왔어. 그럼 나는 잘못된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 처음 정치성향 테스트를 했을 때, 제가 보수적 정책과 개념도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어요. '나 잘못된 건가?'라는 생각이 곧바로 들더라구요. 그런데 점차 도령과 수업을 하면서 정치라는 개념 자체는 정답이 있어서 옳고 그르다는 것이 아니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정리해 줄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도령의 수업이 정말 와닿았어요.
보나: 처음 수업 시작 전에 정치도 다른 과목들처럼 정답이 정해져 있는 건 줄 알았어요. 그래서 항상 정답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정답을 찾는 형식으로 진행했었는데, 진행하다 보니까 정말 정답이 없는 거예요. 그리고 가끔 왜? 라는 질문을 하게되면서 제 생각 자체가 정답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많이 느꼈던 수업이었어요.
그러면 두 분은 이번 정치와 선거라는 과목을 배우면서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혹은 사회 현안을 정치적으로 바라보게 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류션: 이번 수업을 통해서 확실히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게 됐어요. 부모님의 정치 성향을 어렸을 때부터 따랐는데, 정치성향 테스트 결과를 보고 충격받았거든요. 진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진보가 아니었고, 보수는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했는데 보수적 정책에도 이해가는 측면이 많았어요. 그래서 정치는 정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걸 느꼈어요.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정답이나 정의가 아닐 수도 있고, 내가 진보라고 해서 꼭 정답인 것도 아니라는 것을 배웠어요. 그래서 편향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시각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원래는 진보라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탐색을 해보고 테스트를 해보니 보수적인 사람으로 나왔다는 건가요?
류션: 아니요, 완전히 보수적이라는 건 아니에요. 어떤 경우에는 제가 진보가 나오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보수가 나오기도 했어요. 예를 들어, 어떻게 분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모두가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더 존중하는 것이 진보의 입장인 거잖아요. 그런데 내가 진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보수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판단도 했어요. 그래서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해서 모든 사안을 진보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