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통계에 얼마나 속고 있을까요? 단테의 2024년 1학기 수업을 들었다면, 일상 속 평균의 함정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겁니다.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통계와 평균 수치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왜 통계 리터러시가 중요한지 단테와의 대화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단테의 거꾸로캠퍼스 합류 이야기와 교육 철학
해리(이하생략): 안녕하세요, 단테. 거꾸로캠퍼스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단테: 원래 공교육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교직 이수를 했어요. 교생실습이 거의 끝나갈 때 모교 선생님께서 “교사의 역할이 뭐라고 생각해?”라고 물으셨습니다. 제가 원론적인 답을 하니, 그분께서 “교사는 세상과 학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지만, 대학으로 세상을 연결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아. 더 다양한 길로 연결해 줘야 해. 네가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학교에 들어온다면 너의 경험은 대학 생활이 전부일 거야. 세상을 좀 더 경험 해보고 학교에 들어오면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라고 조언 해주셨어요.
대학 이외의 세상을 경험하고 나서 교사가 되어도 늦지 않다는 의미로 들리네요.
단테: 맞아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고가 갇힐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어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여러 길을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었죠. 그때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임용고시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요. 당시 저는 비영리 섹터에 관심이 깊었어요. 중고등학교 시절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원을 많이 받았거든요. 어머니께서 받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사회에 기여하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그 영향으로 대학생 시절에 교육 봉사를 많이 했죠.
졸업할 때가 되니 직장을 잡고 기부를 하며 살 것인지, 아니면 비영리 섹터에서 직접 일할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소셜섹터의 '와우디랩'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디자인 씽킹을 교육하고, 리빙랩 프로젝트와 소셜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업의 신사업을 발굴하는 회사였죠. 이곳에서 약 3년 동안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쌓았어요. 시간이 흘러 이제 학교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하고 퇴사를 했습니다. 마침 와우디랩 대표님과 교육실험실 대표님 간에 네트워크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 교육실험실에서는 수학 교사를 찾고 있었는데, 프로젝트 코칭과 수학 교육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죠. 대표님이 거캠에 저를 추천하면서 지금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기존에 꿈꿨던 방향과 전혀 다른 거꾸로캠퍼스로 오게 됐네요?
단테: 그렇죠. 저는 대안학교를 갈 생각이 없었어요. 회사를 퇴사하면 기간제 교사로 들어가려고 했죠. 흘러흘러와서 최상의 선택지가 됐습니다. 제 커리어를 다 살릴 수 있으면서도 원하는 교육을 할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 된 셈이네요.
원래 교육자를 꿈꿨다면 교육철학도 뚜렷할 것 같아요. 단테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요?
단테: 저는 무엇이든 ‘직접 해봐야 한다’는게 교육철학이에요. 학생들에게 무작정 답을 알려주기 보다는 직접 부딪혀 볼 수 있도록 돕는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 수업을 가르치거나 팀 프로젝트 코칭을 할 때 제일 많이 하는 얘기가 “몰라도 네가 직접 풀어봐”, “현장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해 봐”, “근거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직접 찾아봐”에요. 제가 모든 걸 알려주면 그건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것에 불과하잖아요. 직접 부딪혀서 한계를 마주해보고, 그 한계 때문에 넘어져 봐야 더 성장할 수 있어요. 물론 넘어질 때 상처받지 않도록 안전판을 잘 만들어 놔야죠. 그 안전지대에서 마음껏 구르고 부딪혀서 쌓인 행동과 경험이 사회 전체에 선한 영향력으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저의 기본 가치관인 것 같습니다.
그럼 단테가 가르치고 있는 수학 과목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가요? 사실 청소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 수학이잖아요. 저도 어렸을 때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 했거든요. 이런 어려운 과목을 가르치는 단테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단테: 우선 수학은 기초와 응용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앞서 얘기해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입시 위주의 수학은 기초 수학에 많이 해당돼요. 반면 저는 거캠에서 기초 수학보다는 응용 수학 중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응용수학은 통계 등 수학의 활용에 집중한 분야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왜 필요한지 이해하기 쉬워요.
어려운건 기초수학이죠. 학생들이 제일 많이 질문하는 게 “선생님, 미적분하고 인수분해 배워서 어디에 써먹어요?”에요. 학생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자, 하얀 백지와 짧은 문장 속 숫자를 마주보고 기계적으로 문제 풀이하는 과정이 고통스럽거든요.
그래서 기초수학을 왜 배우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은 문제 해결력을 가르치는 거예요.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 하나의 방식만 존재하는 게 아니거든요. a, b, c... 등 여러가지 방식 중 본인이 생각하는 논리적 과정을 거쳐서 해결해 나가는 거죠. 그런 연습들이 계속 쌓여나가면, 세상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때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한 논리가 쌓여가요. 그래서 기초수학을 단순히 문제 풀이로 학생들에게 접근한다면 대입에 필요한 성적은 얻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초수학을 가르치려고 했던 원래의 취지는 전혀 학습되지 않을 겁니다.
일례로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들었는데 가장 선호하는 학과가 수학과래요. 수학과를 다닌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하는지에 대한 학습이 되어 있다고 했어요. 수학과는 대학에서 수 계산을 거의 안 해요. 아마도 공대가 계산은 훨씬 더 많이 할거에요. 수학과 시험 문제를 살펴보면 10문제 중에 계산은 2개 밖에 없고 나머지는 다 증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