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 그럼요. 통계와 관련된 수업을 들었을 때 저희가 설문조사를 직접 만들어서 학생 대상으로 조사했어요(무우는 위의 사진과 같이 구글독스를 통해 Z세대의 은행 이용 통계를 조사했습니다. 통계 포스터를 보고 싶다면 아래 '인터뷰 전문 읽기'에서 확인가능합니다). 설문 조사를 어떻게 할지, 질문은 어떤 방식으로 배치해야 할지, 효과적인 질문은 무엇일지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해야 했어요. 또 마지막 과제로 직접 통계 자료 포스터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직접 주제를 선정하고, 어떤 문제가 있을지 스스로 사전조사를 해야했죠.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결과물을 보면 굉장히 뿌듯하고 재밌는 활동으로 기억에 남아있어요.
아톰: 저도 마찬가지에요. 지난 수업 중에 정치와 관련된 뉴스 3개를 단테가 제시했어요. 그 중 가짜 뉴스가 무엇인지 직접 찾아보라고 했는데 단순하게 내용만 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게 아니더라구요. 어떤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서 조사를 했고, 통계 해석에 오류는 없었는지 일일이 찾아봐야 했어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잘못 해석된 통계를 찾게 됐고 직접 부딪힐 수 있었던 기회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지난 학기 주제와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사실 수학은 정치와 접목되기 힘든 과목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잖아요. 두 사람도 그런 생각을 가지진 않았나요?
무우: 제가 그런 생각이 강했어요. 처음에 정치와 선거라는 대주제로 수업을 한다고 했을 때 다른 과목은 예측 가능했어요. 그런데 수학은 전혀 예상이 안되는 거예요. 과연 수학과 정치가 연관되는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에요. 단테와 수업을 들으면서 제 생각이 엄청 편협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정치의 모든 영역에 통계가 들어가지 않는 분야가 없었어요. 그리고 통계는 수학의 중요한 한 분야였구요. 직접 정치적 통계를 찾고, 그래프를 만들면서 ‘정치와 수학이 이렇게 밀접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었을까요? 👀
무우: 지난 학기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어요. 단테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알려줬는데, 굉장히 복잡한 수식으로 투표 결과가 산출되는 거예요. 처음에는 선거 제도에 왜 저런 수식이 들어가는지 의문 투성이였어요. 그러다가 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탄생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지 설명을 듣고나서야 비로소 수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어요. 아직도 완벽하게 수식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계산이 이뤄지는지 이해할 수 있어서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아톰: 저는 통계 하나로 정치적 사안이 첨예하게 갈릴 수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똑같은 통계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전혀 다른 해석을 하는 언론 기사를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통계이지만 언론, 정치인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을 위해서 입맛대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됐죠. 그 전에는 통계, 수치에 대해서 보이는대로 믿기만 했거든요.
두 분은 단테의 수업 이후에 일상생활에서 통계, 평균의 함정을 많이 접하거나 느낄 수 있었나요? 혹은 각자의 생각이 변화한 부분들이 있을까요? 🧑🏫
무우: 솔직히 얘기하면 통계, 평균의 함정에 관한 수업을 이해하는 게 조금 어려웠어요. 원래는 통계를 있는 그대로 믿었거든요. 단테 수업을 듣고 나서 통계를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서 다른 문제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문제는 그 이후로 통계를 단순하게 바라보기 어려워졌어요. 이 통계는 진실일까? 아니면 거짓일까? 그리고 내가 진실이라고 판단을 내린 통계도 거짓이지는 않을까?와 같은 혼란이 제 머릿속에 가득했어요. 통계의 함정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숫자를 바라보는 힘을 기르는 건 좋았지만, 정확하게 통계의 함정을 파악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훈련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아톰: 저는 언론 기사를 접할 때 무조건 내용을 믿지 않는 버릇이 생겼어요. 언제든 기자들이 자기 입맛대로 해석을 바꿀 수 있잖아요. 단테 수업을 통해서 그런 사례를 정말 많이 접했거든요. 언론에서 알려주는 통계를 곧바로 믿지 않는 습관이 생겼는데, 저는 좋은 습관이 생겼다고 생각해요. 언론과 뉴스에 의해서 휘둘리고 싶지 않거든요. 실제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은데 그런 힘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